Page 48 - 고경 - 2016년 8월호 Vol.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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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법회가 이루어진 곳의 여래좌(如來座) 앞에서 보려
는 생각을 일으켰다. 생각을 하자마자 곧바로 보았으니,
보현 보살은 여래 앞에 있으면서 처음부터 움직임이 없었
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음을 관조하면 드물고 뛰어난 모
습을 곧바로 보아서 보고 듣고 증득해 깨닫는다는 사실
을 바로 드러냈으니, 눈앞에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바로
마음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불대참회문에 따라 108배를 하면, 마지막에 ‘나무 대행
보현보살’을 세 번 부른 다음 마치게 되는데, 보현 보살은 많
은 불보살들 가운데서도 ‘큰 수행과 발원’을 상징하는 분이
다. 연수 스님이 보기에 보현 보살은 저 바깥에 계시는 훌륭
한 보살이 아니라, 수행자들이 자기의 마음에서 증득해야 할
‘법계의 다함없는 오묘한 수행’을 가리킨다. 이러한 광대한 규
모의 수행을 가장 잘 구현한 분이 바로 보현 보살이므로, 우
리가 진정 보현 보살을 친견하고자 한다면 그분과 같은 마음
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마음을 관조하기
『종경록』 100권과 그것을 십분의 일로 축약한 『명추회요』
는 늘 ‘마음’이라는 근원을 중심에 두고 논의가 전개된다. 위
에서 나온 선재 동자와 보현 보살의 얘기만 하더라도, 연수 스
님은 이들이 마음 바깥의 얘기가 아니므로 자신의 마음과 접
목시켜 관조해보라고 주문한다. 스님의 설명 방식을 보면, 불
교의 모든 수행 체계는 다 마음을 근본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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