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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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산책 2



               “한 마디 개구리 소리가 천지를 깨운다”


                                                        벽송碧松 제원濟園 | 시인






             해마다 6월 하순부터 한 달가량 장마철(rainy season)이 찾아온다. 여름

           철 대표적인 기후인데, 절기상 하지(夏至. 6월 21일)와 대서(大暑. 7월 23일) 사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기간 날씨는 변동성이 커서, 맑은 하늘에 소나
           기가 쏟아지는 등 지역에 따라 수시로 ‘청담晴曇’을 달리한다. 장마 어원을 찾
           아보니, ‘댱長’과 ‘마ㅎ’를 합친 16세기 고어古語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음운

           변화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내리는 강우현상’으로 의미가 굳어졌다. 그래서,

           ‘장맛비’ 단어를 따로 만들었다. 짧게는 열흘 남짓 일찍 마감되기도 하지만,
           길게는 30일 가량 수시로 내린다. 장마철 별칭도 20여개나 된다. 요즘엔 양
           력 5월 하순부터 출하되지만, 예전엔 장마철에 매실이 생산돼 ‘매우梅雨’라고

           불렀고, 매미 소리가 터지기 시작해, ‘명조鳴蜩’라고도 불렀다. 또, 석류꽃이

           피어 ‘유하榴夏’ 또는 ‘유화월榴花月’의 이칭異稱도 생겼다.


                春天月夜一聲蛙(춘천월야일성와)

                달 밝은 봄날 밤에 한마디 개구리 소리가

                撞破乾坤共一家(당파건곤공일가)
                천지를 온통 깨워 하나로 만드네!
                正恁麽時誰會得(정임요시수회득)

                이럴 때의 소식을 그 누구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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