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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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 주인공의 삶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처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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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픈 데는 없으셨습니까.

             골치 아픈 일은 없으셨습니까.

             기거하는 데 불편은 없으셨습니까.
             [少病 少惱 起居輕利不]



             이 세 마디는 제자들이 부처님께 드리는 인사말이다. 제자들은 다른 데

           흩어져 안거를 하다가 결제를 마치고 부처님을 뵈러 왔다. 먼 길을 걸어서
           도착한 제자들은 부처님을 뵙자마자 위와 같이 안부를 물었다. 과연 부처
           님은 편안하셨을까. 아닐 것이다. ‘골치 아픈 일은 없었느냐’는 제자들의

           말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부처님 처소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

           이다.
             부처님께서는 닷새에 한 번씩 비구들의 방을 돌며 별 일 없는지를 살피
           셨다. 제자들의 공부를 점검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을 것

           이다. 그래도 어디나 사고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라, 율장을 읽어보면

           제자들이 부처님의 속을 썩여드린 사건들이 줄줄이 실려 있다. 일이 벌어
           질 때마다 부처님께서는 계율을 만드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지키느라 애
           쓰다가 실제상황에 맞지 않는 일이 생기면 달려가서 부처님께 알렸다. 그

           러면 다시 검토하여 부분적으로 고치거나 예외규정을 붙여주셨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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