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18년 7월호 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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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언제부터인가 인간들은 추해지고 못생긴 몰골을 하고서는 오로지 아
            름다운 그것을 동경하고 있을 뿐이다. 어쩌다가 그 지고지순한 아름다움
            이 가려지고 더렵혀졌나? 신화에서는 의심과 호기심, 의지박약 등이 은유

            되고 있지만, 심층심리학에서는 그것들 또한 어디에서 오는지를 묻는다.



              리비도, 모든 존재의 근원



              일반적으로 에로스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알려져 있

            다. 회화에서 에로스는 대개 아름다운 청년이나 귀여운 어린 아이의 모습
            으로 그려진다. 특히 아프로디테와 함께 장난꾸러기 악동의 이미지로 그
            려지게 되면, 에로스가 아프로디테의 아들이라는 생각에 의문을 품기 어

            렵다. 그런데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는 다른 이야기가 전해온다.



                맨 처음 생긴 것은 카오스(Chaos, 혼돈)고,
                그 다음이 눈 덮인 올륌포스의 봉우리들에 사시는 모든 불사신들의

                영원토록 안전한 거처인 넓은 가슴의 가이아Gaia와

                [길이 넓은 가이아의 멀고 깊은 곳에 있는 타르타라(지하)와]
                불사신들 가운데 가장 잘 생긴 에로스였으니,
                사지를 나른하게 하는 그는 모든 신들과 인간들의

                                                1)
                가슴 속에서 이성과 의도를 제압한다.







            1) 헤시오도스, 천병희 옮김, 『신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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