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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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기행 3



                           “삶은 바다와 같은 것”



                                                      최재목 | 영남대교수·철학





             법정 스님이 쓴 한 구절이 눈에 띈다. “산중에 홀로 살면 사람은 청각이

           아주 예민해진다.… 산중 은거자의 귀는 자신을 에워싸는 세계를 먼저 귀

           로 받아들인다.” 그렇다. 대지의 움직임은 소리로 가득하다. 소리는 세계
                         1)
           의 존재들이 알리는 소식 즉 그 움직임, 속도, 이동, 위치이다. 그것은 귀
           가 알아차린다.




             원형과 사각형, 그 기하학적 형식


             산중의 암자 또는 언덕 위의 초가삼간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산-집’이

           라는 삼각(→사각), ‘언덕-지붕’이라는 반원(→원)의 결합체다. 삼각-사각은

           땅으로, 반원-원은 하늘로 연결된다. 하늘은 질서-로고스의 표상이다. 사
           람에게 둥근 머리=영혼에 해당한다. 사람 속의 하늘의 상징이다. 삶의 고
           음高音-높음-이상이다. 몸=신체는 사각형으로, 사람 속의 땅을 상징한

           다. 삶의 저음低音-낮음-현실現實이다. 하늘=원형[圓]=이상은 ‘머무름 없

           이 변화・순환하는 시간’을, 땅=사각형[方]=현실은 ‘안정된 일상의 현실 공





           1) 법정 스님, 『간다, 봐라』, 리경 엮음, 서울:김영사, 2018,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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