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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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동자승의 깨달음은 무엇일까? 그는 매양 그랬듯이 스승을 흉
            내 내던 손가락이 없어진 사실을 접하고 홀연히 자신의 세계가 활짝 열리
            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개안開眼이 이루어진 것이다. 스승 구지화상은 바로

            이것을 깨우쳐 주었다. ‘흉내’는 그저 안주安住에 그칠 뿐 뛰어넘는 경지를

            터득하지 못한다. 스승이 가르쳐주는 내용을 달달 외우고 어긋남 없이 실
            천하는 제자는 모범적이라 할 수 있으나 스승을 뛰어넘지 못한다. 더욱이
            스승이 가르쳐주는 것도 자신의 삶이라 할 수 없다. 즉 자신의 세계는 없

            고 스승이 그어준 세계에 갇혀 살 뿐이다.



              손가락 잘린 동자의 깨달음



              뛰어난 위인들의 삶에는 반전과 역설이 있다. 발명가로 유명한 에디슨

            이 어릴 적 계란을 부화하기 위해 자기 몸으로 몇 날 며칠을 품고 있었다
            는 일화는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처음엔 어미 닭의 부화를 ‘흉내’ 내
            는 일이었으나 훗날 엄청난 발명의 세계를 열게 한 시도였다는 점에서 남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에디슨 역시 동자승처럼 부처를 잘못 가르쳐주고

            있는 손가락이 잘리는 아픔을 경험했을 것이다. 품에 안고 있는 것만이 부
            화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면 부화를 위한 전부의 세계
            를 아는 길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에디슨이 그만의 깊은 경지

            를 터득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동자승이 그랬던 것처럼 에디슨도 흉내 내

            기를 통해 개안의 세계를 무한히 넓혀나가게 된 것이리라.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몇 번의 실패가 나를 좌절하거나 비굴하게
            해서는 안 된다. 에디슨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했던 것처럼 지금의 실패야말로 나에게는 값진 경험이자 교훈이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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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윤제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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