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고경 - 2018년 8월호 Vol.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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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했다. 특히 “무엇인가 존재한다고 하면 상주론常住論에 빠지고, 무엇인
            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단멸론斷滅論에 떨어진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
                                                      45)
            람은 마땅히 유有와 무無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는 『중론中論·관유무
            품觀有無品(제15장)』의 열 번째 게송은 위진현학의 실체론적인 무·유개념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다. 여러 인연因緣의 결합으로 출현한 존재[사물·개
            념·관념]는 유有라고 말할 수 없고 무無라고 말할 수도 없다는 비유비무非
            有非無에 입각해 지은 글이 바로 승조가 410년 발표한 「부진공론不眞空論」이

            다. 만물은 본질적으로 공空한 성질性質[공성空性]을 갖고 있으며 모든 존재

            는 성질상 공한 성품[성공性空]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정통 반야중관사상이
            구마라집과 함께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파되어 연구되면서 귀무론·자연
            론·숭유론·독화론 현학은 관심의 대상에서 더욱 더 멀어지게 된 것이다.

            대신에 승조와 『조론』이 그 자리와 공간을 차지하고 채웠다. 당연히 사상

            계의 흐름도 현학에서 불학 쪽으로 점점 옮겨 가기 시작했다.












                                   활인검
                                   2012년 6월 북경대 철학과에서 북송 선종사상 연구로 철학박사학
                                   위 취득. 2018년 6월 중앙민족대 티벳학연구원에서 티벳불교 연
                                   구로 박사학위 취득.







            45)  “定有則著常, 定無則著斷. 是故有智者, 不應著有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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