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4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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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전 고대사회에서 출현한 종교로 강력한 휴머니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붓다가 다른 스승들과의 차이는 그의 심원한 열정과 만민에 대한
           박애정신에 놓여있다.” 영국의 불교학자 토마스 윌리엄 리즈 데이비스

           (Thomas William Rhys Davis. 1845~1922)는 부처님의 특징을 이렇게 간결하

           게 표현하고 있다. 데이비스의 말처럼 중생에 대한 지극한 연민과 무한한
           사랑이 부처님의 정신이다. 지극한 연민과 무한한 사랑은 어떤 것일까?
           바로 ‘용서’다. 불교가 다른 종교와 차별성을 갖는다면 ‘용서’로 대별할 수

           있다.

             경전에 나오는 살인마 ‘앙굴리마라’도 부처님에겐 용서의 대상이었다.
           앙굴리마라는 외도外道의 꾀임에 빠져 99명의 목숨을 앗은 살인마였지만
           부처님은 그를 용서하고 제자로 받아들였다. 당시 부처님은 앙굴리마라를

           받아들일 때 “국법(국가)이 버리는 자라도 정법(불교)은 이를 넉넉히 포섭한

           다”고 해 무한정의 용서를 표현했다.
             이교도 장자 ‘아일다’에 대한 용서도 깊은 인상을 준다. 하나라성에 아
           일다라는 부자의 아들이 있었다. 아일다는 어머니와 통하고 아버지를 죽

           였다. 어머니에게 다른 남자가 생기자 어머니를 죽였다. 살인의 죄가 드러

           날까 두려워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라한 친구도 살해했다. 그 후 아일다는
           기원정사에 출가를 원했다. 그러나 대중은 ‘삼역죄三逆罪’를 범했다 하여 출
           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불교에서 말하는 삼역죄란 부처님을 살해하려 한

           데바닷타에게 적용시킨 죄목이다. 첫째 ‘파화합승破和合僧’으로 부처님의

           교단을 나와 분파활동을 함으로써 교단을 분열시킨 죄, 둘째 출불신혈出佛
           身血로 산꼭대기에서 큰 돌을 굴려 부처님의 발가락에 피가 나게 한 죄, 셋
           째 살아라한殺阿羅漢으로 부처님을 위험하게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연화색

           비구니蓮華色比丘尼를 주먹으로 때려죽인 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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