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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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 산책 4
“청산에는 단짝 구름이 있나니”
박관우朴寬雨 | 시인
절기상 춘분(3.21)과 추분(9.23)은 1년을 절반折半으로 나눈다. 또, 하루도
반반으로 나눈다. 춘추분 2개 절기를 통칭해 ‘이분二分’이라고 부른다.
분分은 팔八과 도刀를 상하로 합친 회의자會意字이다. 칼[刀]을 이용해 물건
을 똑같은 크기의 둘로 나눈다[八]는 뜻이다. 춘추분은 예로부터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절기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뭐꼬 화두 탄생 … 아귀 떠나 인간으로
추분의 낮 시간(12:08~09)이 약 10분 더 길다. 일출과 일몰시각도 같은
현상을 보인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추분 일출(6:20)은 춘분(6:34) 보
다 14분 빠르다. 일몰시각 역시 추분(18:28)이 춘분(18:44) 보다 12분 이르
다. 논의의 실익을 차치하더라도, 해마다 춘추분을 계기로 여름과 겨울이
반복된다.
삼십년래작아귀三十年來作餓鬼
30년이나 아귀로 지내다가
여금시득복인신如今時得復人身
지금에야 비로소 사람의 몸을 되찾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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