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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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자유고운반靑山自有孤雲伴
             청산에는 스스로 구름의 짝 있나니
             동자종타사별인童子從他事別人

             동자여, 이로부턴 다른 사람 섬기라

                                            - 양좌주(亮座主, 당唐, 구름 단짝[雲伴])


             양좌주亮座主는 말 그대로, ‘지혜가 밝은 강백講伯’이다. 속명과 법명은

           물론 생몰연대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운반송雲伴頌’은 마조 대사

           (709~788)의 가르침으로 깨달음을 얻은 뒤, 제자들을 해산시키면서 읊은 게
           송이다. 사연事緣은 이렇다. 양좌주는 당시 상당수의 제자들에게 『화엄경』
           을 가르치며 명성이 자자했다. 이런 가운데, 강의하는 주체를 두고 대화가

           이어졌다. 양좌주는 ‘마음으로 경전을 강의한다’ 하고, 마조 대사는 ‘허공虛

           空으로도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양좌주가 말 같지도 않다고 여기고 나가는 차에 마조 대사가 불렀다. 베
           이스 톤base tone의 다소 진지한 분위기였다. “좌주!” 긴장한 양좌주가 고개

           를 돌리는 순간 한 마디가 떨어졌다. “이뭐꼬[是什麽]?” 이에 양좌주가 크게

           깨달았다. 다시 돌아와 예배하고 6일 동안 시립侍立했다. 그 후 하직인사
           를 하고 돌아와 화엄경 학인 대중을 해산시켰다.
             선시禪詩 ‘운반雲伴’ 가운데 ‘아귀餓鬼’는 불경과 논서에 파뭍혀 지낸 상황

           을 상징한다. 아귀를 떠나 ‘인간’을 되찾았다. 대자유인의 모습이다. 경전

           은 깨달음으로 가는 방편이다. 비유하자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요, 강
           을 건네주는 뗏목이다. 재활용의 용도조차 사라진다. 3句의 산의 과 구름
           은 ‘체體와 용用’으로 해석된다. 산은 항상 여여한 모습으로 본래 면목을 나

           타낸다. 그러나 바람 따라 다니는 구름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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