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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尙해야 하기에 책의 첫 머리에 배치했다.” 44)
혜교의 지적과 평가는 정확하다. 후한에서 시작된 한역漢譯은 남북조·
수나라·당나라를 거쳐 북송까지 줄기차게 계속됐다. 때로는 국가의 지원
으로 활황活況을, 때로는 전쟁 등의 원인으로 불황不況을 맞았다. 그러나
“번역해야 된다”는 그 생각이 사라진 적은 거의 없었다. 집중적으로 이뤄
진 시기와 정체된 시기를 종합하면 후한에서 북송까지 대략 900년, 원나
라 청나라 때 이뤄진 역경까지 감안하면 대략 1500년 동안 중국인들은 산
스크리트어·티벳어로 된 불교관련 전적들을 끊임없이 중국어로 옮겼다.
번역은 20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티벳어에서 중국어로의 불전佛典 번역
은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 거대한 문화적 사업인 역경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역漢譯불교와 이에 기반 한 동아시아불교가 태동·발전될 수 있었다.
44) [南朝梁]釋慧皎撰·湯用彤校注, 『高僧傳』, 北京:中華書局, 1992, p.524.
활인검
2012년 6월 북경대 철학과에서 북송 선학사상 연구로 철학박사학
위 취득. 2018년 6월 중앙민족대 티벳학연구원에서 티벳불교 연
구로 박사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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