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18년 9월호 Vol.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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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 해설 65 - 십의十義



               법계의 실상을 설명하는 열 가지 키워드



                                                   서재영 |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 호에는 화엄의 세계로 들어가는 네 개의 관문으로 비유되는 ‘사

           문四門’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문은 법계의 세계, 실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출입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문은 물리적 문이 아니기 때문에 문이
           없는 문, 즉 무문관無門關이다. 진리의 세계인 법계로 들어가는 문은 존재
           에 대한 미망을 깨고 실상에 대한 바른 자각을 통해서 들어가는 문이므로

           그 문은 사유思惟의 문이자 인식의 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연기적 실상



             이번호에 살펴볼 ‘십의十義’는 사문으로 설명한 법계의 네 가지 특징을

           열 가지 주제로 확장해 보다 세밀하게 설명하는 대목이다. 화엄의 종취宗
           趣는 사문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열 가지 주제로 확장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논소에서도 ‘또한 열 가지 뜻이 있다[亦有十義]’라고 표

           현하고 있다.

             십의라는 개념 역시 법장 스님의 『탐현기』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인데,
           징관 스님은 이 내용을 수용하여 자신의 소疏에서도 그대로 다루고 있다.
           십의의 핵심적인 내용은 ‘상相’과 ‘성性’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가지고 법계

           의 중도적 특징을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性’은 불변하는 본성이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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