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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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물物과 아我는 결코 다르지 않다. 공空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난 것
            처럼, ‘본성적으로 공하다’는 점에서 둘은 전혀 차이가 없다. 물아동근物我同
            根이다. 이처럼, 『잡아함경』의 공삼매에서 시작된 공사상은 『반야경』에 이르러

            완전히 탈태 환골했다. 『잡아함경』의 공삼매는 무상을 관찰해 애욕·집착에서

            벗어나 청정함을 추구했다. 그런데, 이를 계승한 『반야경』은 단순히 무상을 관
            조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일체제법의 실상實相을 곧바로 직관直觀하는 단
            계에 도달했다. 법상을 하나하나 분석하다 불변하는 실체實體인 법체·자성·

            극미를 찾았으나 거기에 걸리고 만 부파불교시기의 ‘분석공分析空 방식’이 아

            니라, 찰나의 지혜로 일체법의 본성을 전체적으로 통찰해 실체實體가 성공性
            空임을 한 순간에 파악하는 ‘일체설一切說 방식’으로 공성空性을 증득했다.
              따라서 『반야경』은 지혜로 분석해 공을 파악하라고 하지 않고, 일체제

            법이 본래 공함을 직관하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자성공自性空·본성

            공本性空이다. 『대반야바라밀경』을 보자.


              직관으로 일체 제법의 자성공·본성공 체득




                “태어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다. 자기의 본성이 모두 공하다.”                  61)


                “그렇다! 그렇다! 일체법이 모두 평등하며, 평등한 본성은 바로

                본성이 공하기 때문이다. 일체법의 본성이 공하다는 이것은 능









            61)  “無生無滅, 自性皆空.” T.7-p.1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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