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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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짐도 없다. 다만 세간의 이름이기에 말할 뿐이다. … 반야바
라밀, 보살, 보살이라는 이름 역시 이와 같다. 모든 인연의 화합
으로 있다. 이것들은 태어남도 사라짐도 없고, 단지 세간의 이름
으로서 말할 뿐이다. … 예를 들어 색·수·상·행·식 역시 인
연들의 화합으로 존재하며, 태어남도 사라짐도 없고, 단지 세간
의 이름으로서 말할 따름이다. 수보리여! 반야바라밀, 보살, 보
살이라는 글자 역시 이와 같다. 모두 인연의 화합으로 존재하며,
태어남도 사라짐도 없다. 단지 세간의 이름으로서 말한다.”
66)
인용문을 통해 ‘제법이 왜 모두 공空’한지 알 수 있다. 인연들의 화합으
로 잠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어남도 사라짐도 없다. 다만
세간의 이름으로 그렇게 말할 따름이다. 여러 인연들이 화합해 있기에 일
체 법은 공상空相이다. 여러 인연들이 화합해 존재하기에 공이고, 단지 이
름만 있고, 임시로 설치된 존재들이다. 임시로 설치된 존재물이기에, 꿈과
같고 영사기가 보여주는 그림[영화]과 같다. 제법의 이름 이면에 법체라든
가 극미極微라든가 자성이라든가 하는 실체는 없다.
그런데 아쉽게도 “일체는 단지 이름만 있고 실체實體는 없다.”는 이 사실이
어떤 작용을 할 수 있는지, 인연들이 화합해 공이라고만 말할 뿐 공인 이유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여기에 대한 해답을 용수가 제시했다.
66) “般若波羅蜜亦但有名字, 名為般若波羅蜜. 菩薩、菩薩字亦但有名字, 是名字不在內、不在外、不在中間.
須菩提! 譬如說我名, 和合故有, 是我名不生不滅, 但以世間名字故說. … 譬如色受想行識亦和合故有,
是亦不生不滅, 但以世間名字故說. 須菩提! 般若波羅蜜、菩薩、菩薩字亦如是, 皆是和合故有, 是亦不生
不滅, 但以世間名字故說.” T.8-pp.230c∼23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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