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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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도론』과 『중론』은 그래서 중요하다. 『마하반야바라밀경』은 “인연의 화합
으로 존재하기에 제법이 공하며, 단지 이름만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 경의
주석서인 『대지도론』은 제법이 공한 이유를 뭐라고 설명할까?
“연기이기에 공하며, 공이기에 자성이 없다”
“마치 건달바성처럼, 해가 뜨면 성문과 누각이 보이고, 행인들
이 성문으로 출입한다. 해가 점점 높아지면 누각과 성과 행인들
은 사라지고 없다. 건달바성은 눈으로 볼 수는 있으나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건달바성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
람이 처음에는 건달바성을 보지 못하다가 새벽에 동쪽으로 향
하면 건달바성을 보게 된다. 그러면 생각하기를 저 성은 정말
즐거운 곳이라고 생각해 그곳으로 질주한다. 가까이 다가갈수
록 건달바성이 없어진다. 해가 높이 뜨면 완전히 사라지고 없
다. 그래서 배는 한층 더 고프고, 갈증에 목은 더욱 탄다. … 지
혜가 없는 사람도 이와 같다. 공空한 5온·12처·18계에서 나
[我]와 제법諸法을 본다. … 만약 지혜로 무아를 깨닫고 실체가
없음을 안다면, 이때 (신기루 같은 건달바성을 보고 그곳에서 물을 마
시겠다는) 잘못된 희망도 사라진다.” 67)
67) “如犍闥婆城者, 日初出時, 見城門、樓櫓、宮殿、行人出入, 日轉高轉滅, 此城但可眼見而無有實, 是名揵闥
婆城. 有人初不見揵闥婆城, 晨朝東向見之, 意謂實樂, 疾行趣之, 轉近轉失, 日高轉滅, 飢渴悶極, … 無
智人亦如是, 空陰、界、入中見吾我及諸法, … 若以智慧知無我、無實法者, 是時顛倒願息.” T.25-p.103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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