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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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당연히 출가중심주의의 색채가 짙습니다. 다니야 또한 종국에는
부처님을 찬탄하고 귀의합니다. 하지만 다니야는 ‘목동’으로서 자신의 일
에 자부심을 가지고, 남편과 아비로서 자기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자신의 책임에 투철합니다. 이 경의 내용을 출가우월주의로만 받아들일 까
닭은 없습니다. 다니야는 연기(무아)의 가르침에 입각한 성실하고 정직한
직업인의 모범입니다. 저는 ‘먹고사는 일’에 대한 그의 당당함이 한없이 부
럽습니다. ‘먹고사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고통스런 일이기에 더욱 그렇습
니다.
(덧붙임: 사과드립니다. 이 글의 처음 이야기는 ‘한 책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고, 이 글
을 위해서 제가 지었습니다. 어떻게든 살아야 하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
서 그랬습니다만, 의도대로 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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