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18년 10월호 Vol. 66
P. 59

계율은 불교윤리의 근본이며 오계五戒는 계율의 근본이다. 살생 절도 간
            음 망언 음주의 금지. 굳이 나누자면 개인의 도덕과 관련된 ‘계戒’ 그리고
            공동체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법률인 ‘율律’로 나뉜다. 특히 스님들이 지켜

            야 할 계율은 오만가지가 있는데, 요要는 숨만 쉬고 살라는 것이고(계) 튀

            지 말라는 것이다(율). 신도나 이교도들로부터 공연히 책을 잡히지 않도록.
            완전한 권위는 완벽한 준법에서 나오는 법이다.



              인도는 불교의 발상지이나 지금은 명맥이 가늘어졌다. 그러고 보니 인

            도를 중심으로 동쪽은 불교가 흥하고 서쪽은 이슬람교가 장악했다. 불교
            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남방불교와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북방
            불교로 갈라진다. 종교와 종교가 서로의 이질성을 비난하듯이, 남방불교

            와 북방불교의 사이도 아주 가깝지는 않다.

              남북의 불교를 가르는 결정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승려에 대한 육식
            의 허용 여부. 동남아시아 스님들은 아침마다 민가를 돌며 탁발을 한다. 밥
            을 빌어먹고 복을 빌어준다. 신도들이 주는 대로 먹어야 하니 고기도 먹게

            된다. 또한 알다시피 여기는 영구적인 폭염의 땅. 상하기 전에 신속하게 먹

            어치우는 게 도리다. 반면 동북아시아의 승려들은 농사를 짓는 전통을 가
            졌다. 게다가 겨울이 있고 길어서 저장식이 가능하다. 이쪽 스님들의 채식
            주의는 ‘먹을거리가 풍족한데, 굳이 생명을 죽여서 만든 고기까지 먹어야

            하는가’라는 반성에서 출발한다. 물론 삶의 모습을 규정하는 건 삶의 목적

            이 아니라 조건이다.


              우울증으로 한참 고생하고 병이 나은 뒤 새로운 삶이 열리리라 기대했

            다. 어떤 각성覺性 같은 거. 지난날의 나를 들여다봤고 고쳐야 할 것은 고



                                                                        57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