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고경 - 2018년 11월호 Vol.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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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말을 유식사상의 완성자인 세친(世親, Vasubandhu) 보살은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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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삼십송』 이라는 논서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아我와 법法]은 가설[임시적인
것]이고 모두 식전변(識轉變, vijñāna-pariṇāma)한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나(我)와 나의 것(我所) 및 사물[법]은 인연에 의해 생긴[가설] 것으로 실체가
없다. 모든 것은 식識이 변화[轉變]하여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식(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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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jñāna) 이란 ‘사물을 구별하여 하는 것’ 즉 사물을 주관과 객관의 둘로 나
누어 아는 것[認識]을 말합니다. 즉 마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임시적인 것”
이 마음[식]은 8가지가 있다고 세친보살은 말합니다. 8가지의 마음[식]이
란 안식眼識·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의식意識·말나식
末那識·아뢰야식阿賴耶識입니다. 이 8가지 마음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하
게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전변pariṇāma이란 ‘다른 성질로 변화하는 것[다
른 것으로 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어려운 말로 설명하면 ‘원인의 찰나 존재
가 소멸함과 동시에 성질을 달리하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라는 뜻입니
다. 이처럼 유식사상에서는 ‘유식무경’, 즉 ‘식전변’을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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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서 독자들께서는 의문을 제기해야 되겠죠! 마음 바깥에 분명
3) 세친 보살과 『유식삼십송』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4) 식vijñāna의 어원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vi(나누다, 쪼개다)-√jñā (알다)+ana(접미사): 나누어 안
다vijñāna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인식’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5) 자세한 것은 김명우 지음, 『유식삼십송과 유식불교』, 예문서원, 2010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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