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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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언어의 사용을 비유적으로 ‘송곳 끝 날카롭되 튀어나오지 않’도록 하라
           고 말한다. 그것은 곧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한다는 역설적인 어법이다.
             중도는 이항 대립(binary opposition)의 양 극단을 넘어서는 불교의 중심

           사상인 동시에 깨달음의 세계관이다. 중도를 깨달은 경지에서는 삼라만상

           그대로가 바로 진리의 실상이라는 원융의 세계를 지향한다. 이와 같이 객
           관적 자연물을 보고 그것을 수행의 중요한 과정으로 승화시키는 혜심은 목
           련의 모습에서 이러한 중도의 이치를 발견하고 간결하게 찬탄한다.




                잎을 보면 처음엔 감나무인 듯하고
                꽃을 보니 또 연꽃다워라
                어여뻐라! 정해진 상이란 없는 법

                양 두변에 떨어지지 아니함이여.

                견엽초의시見葉初疑柹  간화우시연看花又是蓮
                가련무정상可憐無定相  불락양변두不落兩辺頭

                                                - 「목련木蓮」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는 뜻으로 목부용木芙蓉으로 불리는 목련은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시들면서 잎이 돋아난다. 목련은, 잎은 감나무 잎과 같고
           꽃은 연꽃과도 같다. 혜심은 ‘견見’보다 좀 더 자세히 본다는 의미로 ‘간看’

           으로 묘사함으로써 정밀한 관조를 말하고, 또한 꽃을 봄으로써 연꽃이라

           는 사실과 함께 감나무가 아니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다. 이어 ‘어여뻐
           라!’라고 묘출한 ‘무정상’은 세간의 모든 법은 고정불변의 상이 없다는 의
           미이다. 하여 ‘양 두변’ 에 떨어지지 아니함은 옳고 그름, 오고 감, 선악, 유

           무, 보리 번뇌 등 이항 대립을 넘어선 불교의 중도를 말한 것이다. 거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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