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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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도착하자, (당나라 관원들이) 김 화상과 점성술사가 그린 그림과 토번 사

            자들의 얼굴을 대조했다. 바상시와 바사낭 두 사람의 복장과 신체가 그림
            속의 인물과 일치하자 둘을 크게 예우했다. 비단으로 만든 내실이 있는

            마차에 (둘을) 모셨다. 캐훈과 다른 사자들은 말을 타고 엑체(ཨེག་ཆེ།)로 갔다.
            엑체의 왕뽀와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와 김 화상과 만났다.

              김 화상이 상시의 발을 만지며 예를 표했다. 상시 역시 김 화상의 발을
                                                          10)
            잡고 답례했다. 김 화상이 상시에게 “당신은 마명보살 의 화신化身인데,
            티베트 땅에 대승의 가르침을 널리 펴고, 그곳에 불교 교의를 확립할 것
            이기 때문에 당신에게 존경을 표했습니다.”라고 예언했다. 상시가 예를

            표하고 다시 말했다. “티베트 땅에 불교의 가르침이 퍼지도록 신의 아들
                                                   11)
            (짠뽀)에게 말씀을 드릴 생각입니다. 장안(ཀེང་ཤི) 에 있는 당나라 황제에게
            상주上奏 해, (당나라 황제가) 대승 경전 1천 권 정도 주신다면, 그 전적을 토
            번에 갖고 갈 생각입니다. (그러나) 지금 짠뽀는 나이가 어려 불교의 가르

            침을 퍼지도록 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릴 때가 아닙니다. 성인이 된 후 교
            의를 펴시라고 주청奏請 드린다면 (그 때) 저는 살아있겠습니까? 죽은 뒤

            입니까?” 이에 대해 김 화상이 “당신의 짠뽀는 토번에 정법正法을 펼 보살
            입니다. 지금부터 몇 년 후 짠뽀가 성인이 되면 외도의 가르침을 논파해

            버릴 것입니다. 그때 당신은 (정법을 위한) 변론을 펼칠 것입니다.”라고 말








            10)  중인도 마가다국 사람으로 불멸 후 6백 년경에 태어난 대승의 논사. 본래 외도外道였으나 협존자協尊
              者가 그를 설복해 불교로 개종시켰다고 한다. 대월지국의 카니쉬카왕이 중인도를 정복하고 당시 대
              월지국의 수도였던 푸루샤푸르(지금의 파키스탄 폐샤와르)로 그를 데려갔다. 『불소행찬』 등을 지었다.
            11)  티베트어 ཀེང་ཤི는 한문 ‘경사京師’를 음역音譯한 것이다. 수도首都를 경사라고 한다. 경사京師의 ‘사師’는

              여러 사람이 산다는 의미로 ‘중衆’자와 같은 뜻이다. 당나라 수도는 장안(長安. 지금의 서안西安)이었기에
              장안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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