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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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의지한 채, 몇 번인가 봄을 맞았지만 마음은 변하지 않네. 나무꾼이 봐
도 오히려 돌아보지 않는데, 나를 아는 사람이 무엇 때문에 애써 찾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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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영운지근의 오도송은 또 어떤가. “삼십년 동안 칼을 찾던 검객, 낙
엽 지고 나뭇가지 돋는 것을 여러 번 만났네. 복송아 꽃 핀 것을 본 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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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까지 다시는 의심하지 않네.” 선자덕성의 게송을 봐도 마찬가지 느낌
이 든다. “긴 낚시 줄 곧바로 드리우니, 한 파도에 온갖 파도 따라 이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가운데 고기는 물지 않고, 빈 배 끌고 밝은 달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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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 돌아오네.” 남송의 나대경이 편찬한 『학림옥로鶴林玉露』에 전하는 어
느 비구니의 게송도 주목할 만하다. “하루 종일 봄을 찾았으나 보지 못하
고, 짚신으로 밭두둑의 구름만 부지런히 밟았네. 돌아와 웃으며 향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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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한 매화가지 잡고 냄새 맡으니, 가지 끝에 봄이 이미 가득하네.” 이들
게송은 초기 선사들의 그것과 하늘과 땅 차이다. 문자를 중시하지 않는
다면 어떻게 이런 게송들이 나오겠는가? 약산유엄 문하에 게송의 거장들
이 특히 많이 출현한다. 도오원지(769~835), 협산선회(805~881), 낙보원안
(834~898) 등이 대표적이다. 동안상찰 역시 게송으로 유명한 선사다. 선의
오묘한 취지趣旨를 열 가지 면에서 노래한 「십현담十玄譚」은 사상과 수행경
험 그리고 시詩가 아주 잘 조화된 게송, 즉 게송의 압권이라 할만하다.
25) “ 摧殘枯木倚寒林, 幾度逢春不變心. 樵客遇之猶不顧, 郢人那得苦追尋?”
『景德傳燈錄』 卷第7 「明州大梅山法常禪師」.
26) “ 三十年來尋劍客, 幾逢落葉幾抽枝. 自從一見桃花後, 直至如今更不疑.”
『景德傳燈錄』 卷第11 「福州靈雲志勤禪師」.
27) “ 千尺絲綸直下垂, 一波纔動萬波隨. 夜靜水寒魚不食, 滿船空載月明歸.”
『五燈會元』 卷第5 「船子德誠禪師」
28) “ 盡日尋春不見春, 芒鞋踏破壟頭雲. 歸來笑捻梅花嗅, 春在枝頭已十分.”
羅大經撰, 『鶴林玉露』, 北京:中華書局, 1983,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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