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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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 말 북송
초 본격화 된, ‘조
사들의 언행’에 대
한 ‘언어적 해석
29)
능력’ 이 수행자
들의 수행 정도를
판별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면서 선
의 문자화는 급속
히 진전된다. ‘조
사들의 언행’이 바 사진 왼쪽부터
『선과 시』, 『선학과 당송 시학』,
로 ‘공안公案’이다. 『당대 시가와 선학』, 『선과 시학』.
행동의 옳고 그름
을 판단하고 범법犯法 여부를 가리는 세간의 준칙準則, 즉 법률 조항을 담
은 공문서[안독案牘]가 공안의 본래 의미다. 이것이 선문에 들어와 수행의
성숙成熟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지극한 이치[지리至理], 즉 ‘조사祖師
들의 언행言行’을 가리키는 것으로 의미가 전화됐다. 공안은 물론 어록語
錄과 등록燈錄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祖師와 학인學人의 문답’이 주된 내용
이다. 어록과 등록은 선사들의 말과 행동을 기록한 책들이기에 선은 결
국 문자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문자에
29) ‘ 언어적 해석 능력’이란 공안에 대해 대어代語, 별어別語, 평창評唱, 염고拈古, 송고頌古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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