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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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오식前五識이란 ‘제6 의식 앞[전前]에 있는 안식·이식·비식·설식·신
식의 5가지 식[오식五識]’이라는 뜻입니다. 이 전오식에 대해 세친보살의 저
작인 『유식삼십송』에서는
“‘전오식’은 근본식[아뢰야식]에 의지하여 작용한다. 전오식은 조
건[연緣]에 따라서 나타나며 때로는 함께 때로는 별도로 작용한
6)
다. 파도[전오식]가 물[아뢰야식]에 의지하는 것과 같이.(제15게송)”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오식이 어떤 작용을 하는 마음인지, 이 게
송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우선 게송 중의 ‘의지근본식依止
根本識’이란 ‘전오식과 제6 의식’은 근본식mūlavijñāna인 아뢰야식을 의지하
여 생기한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아뢰야식은 모든 식의 의지처입니
다. 즉 말나식, 제6 의식, 전오식은 아뢰야식에서 생기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오식은 언제나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전오식은 ‘조건
에 따라 나타난다’고 합니다. 게송에서 전오식을 정의한 “전오식五識은 조
건[연緣]에 따라서[수隨] 나타난다[현現][오식수연현五識隨緣現].”란 제6 의식은 언제
나 현기[상현기常現起]하지만, 전오식은 조건[연緣]에 따라 일어난다[현現]는 의
미입니다. 다시 말해 전오식은 언제나 생기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맞지
않으면 생기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만나면 전
오식이 생기하는 것인가? 그 조건은 작의(作意, 마음을 대상에 향하도록 하는 마
6) pañcānāṃ mūlavijñāne yathāpratyayam udbhavaḥ/ vijñānānāṃ saha na vā
taraṃgāṇāṃ yathā jale//(범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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