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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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론학 강설講說 2



                     위대한 역경승 구마라집의 업적



                                                   박상수 | 불교학자·번역저술가





             서역西域 구자국龜玆國 출신의 위대한 역경승 구마라집(Kumārajīva.
                             1)
           344~413 또는 350~409)  삼장은 중국 후진後秦의 요흥왕姚興王 홍시弘始 3년
           (401) 장안長安에 도착하여 홍시 4년(402)부터 12년간 범본梵本을 한문漢文

           으로 번역하였다. 문헌의 기록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35종류에 걸쳐
           서 약 300권 이상의 경전을 번역하였다.

             구마라집이 번역한 경론에 의하여 학파의 성격이 짙은 삼론종 성실종
           열반종이 성립되고, 정토종과 천태종의 소의경론이 일부 마련되었으며,

           대승의 계율과 선수행에 대한 자료도 제공되었다. 그 역문이 능숙하고 빼
           어남으로 인해 오늘날에도 구라마집역은 빈번하게 연구 독송되어, 해당

           분야의 경율론 가운데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여기서 삼론학
           과 연관 지어 구마라집의 업적을 몇 가지로 살펴본다.

             구마라집 역경의 첫 번째 업적은 인도불교의 초기 중관학 논서와 반야
           경전을 역술한 것이다. 그 중 『중론』 『백론』 『십이문론』 및 『대지도론』의 사

           론을 한역하여 인도 중관학파의 시조 용수(龍樹. Nāgārjuna)의 학설을 최초







           1)  구마라집의 생몰년대는 두 가지 주장이 있다. 대부분은 『광홍명집廣弘明集』의 기록에 따라 344~413년

             을 따르지만, 츠카모토 젠류塚本善隆가 제안한 350~409년을 지지하는 학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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