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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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러 삼론학 삼론종이 대성되었다.
2. 격의불교 폐단 시정
구마라집이 장안에 오기 이전에 다른 역경승들에 의하여 『소품반야
경』과 『대품반야경』 계통의 반야경들이 이미 한역되었다. 그러자 위진
시대에 성행한 노장사상老莊思想에 친숙한 중국인들은 반야경에서 말하
는 반야般若와 공空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아직 반야사상
이 바르게 정립되지 않은 시기라, 노장老莊의 무無·허무虛無 같은 유사한
개념을 사용하여 불교의 반야 공을 이해하는 이른 바 격의불교格義佛敎가
한동안 유행하였다. 그 중심 문제인 공의 의미를 논의한 결과, 승조가 지
은 『조론』에는 3가지 설이 소개되어 비판되었으며. 유송劉宋의 담제曇濟는
『육가칠종론六家七宗論』에서 6~7가지 설을 거론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삼론학이 들어오기 전에 크게 활약한 고승 도안道安(312~385)은
이러한 격의불교가 불교를 이해하는 바른 태도가 아님을 알고서 처음으
로 비판하였다. 도안의 제자였던 승예가 지은 서문에 이러한 내용이 기록
되어 있다.
“지혜의 바람이 동쪽으로 불어오고 법다운 말씀이 읊어진 이
래…비록 함부로 격의를 강설하지만 아득하여 근본에 어긋나
니, 6가家는 치우쳐 성공性空의 종지에 상즉하지 않아…이 땅에
먼저 (『대품반야경』의 이역본 같은) 여러 경전들이 역출되었지만,
식신識神의 성공性空에 대해 명료하게 말하는 곳은 적고, 식신
(의 상태)에 머무는 글을 설하는 곳은 지나치게 많다. 『중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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