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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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론학 강설講說 3
구마라집 문하의 삼론학자들
박상수 | 불교학자·번역저술가
후진後秦의 홍시弘始 3년(401) 중국의 장안에 도착한 구마라집이 후진
의 왕 요흥姚興(재위 393~416)의 비호 아래 수 많은 대승의 경론을 번역하
자, 그 문하에서 삼론과 사론의 연구와 저술 활동이 북지北地의 장안을 중
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후 북방의 흉노가 침입하는 것을
계기로 북벌北伐의 군대를 일으킨 동진의 장군 유유劉裕가 의희義熙 13년
(417) 장안을 점령하고, 3년 후 송宋을 건국하여 유송劉宋의 개조 무제武帝
(420~422재위)가 되었다. 유유가 장안을 점령한 직후 남지南地 건강建康으
로 돌아간 틈을 타, 흉노족 혁련발발赫連勃勃이 장안을 침략하여 불교도를
닥치는 대로 살상하였다. 중국불교사상 불교를 탄압한 폭군으로 삼무일
종三武一宗이 유명하지만, 그 이전 흉노의 혁련발발도 많은 불교도를 살상
했다.
사성四聖과 팔준八俊
전란의 참화로 말미암아 순식간에 위태로워지자 중국판 엑소더스가
벌어져 구마라집의 문도들은 장안을 탈출하여 사방으로 흩어지고, 일부
는 강남으로 건너가 남지에서 삼론학을 연구 선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
황을 고려하여 구마라집 문하의 삼론학자와 활약을 전후前後로 나누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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