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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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왜 그런가? ② 『방광반야경』은 “사
물·생각[법法]은 오고 감이 없고, 움직여 변해감이 없다.”고 말했기 때문
이다. ③ 『방광반야경』이 말하는 “움직임이 없다.”는 의미를 생각해보니,
어찌 움직임을 떠나 ‘움직이지 않음’을 찾으라는 것이겠는가? 반드시 만
물의 ‘여러 움직임’에서 ‘움직이지 않음’을 찾으라는 뜻이다. ④ 반드시 ‘여
러 움직임’속에서 ‘움직이지 않음’을 찾기에 비록 움직이나 항상 ‘움직이
지 않는 것’이며, 움직임에서 벗어나 ‘움직임이 없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
기에 비록 움직임이 없으나 ‘움직임’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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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① 然則動靜未始異 , 而惑者不同. 緣使真言滯於競辯, 宗途 屈於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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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 . 所以靜躁之極 , 未易言也. 何者? ② 夫談真 則逆俗, 順俗則違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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違真, 故迷性而莫返; 逆俗, 故言淡而無味 . 緣使中人未分於存亡 , 下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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撫掌而弗顧 . ③ 近而不可知者, 其唯物性 乎? 然不能自已, 聊復寄心 16)
於動靜之際, 豈曰必然? 試論之曰.
[3] ① 그러한 즉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은 서로 다른 것이라고 말할
7) 미시未始는 ‘…라고 말할 수 없다’는 의미, 이異는 다르다는 의미가 아니고 분리되다·구분하다는 뜻.
8)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이 둘이 아닌 도리.
9) 종도宗途는 진리라는 의미. 호이好異는 삿됨·그릇됨을 좋아한다는 뜻.
10) 조躁는 동動과 같은 의미. 극極은 제일 철저하고 정확한 도리라는 뜻.
11) 동정불이動靜不二.
『
12) 노자』 제35장: “도지출구道之出口, 담호기무미淡乎其無味[진리를 입으로 말하면 담백해 아무런 맛이
없다]”.
13) 존存은 옮음, 망亡은 그름의 뜻.
14) 『노자』 제36장: “상사문도士聞道, 근이행지勤而行之; 중사문도中士聞道, 약존약망若存若亡; 하사문도下士聞
道, 대소지大笑之.”
15) 물성物性은 동정불이動靜不二를 가리킨다.
16) 료聊는 부사로 ‘얼마간·약간·간략하게’라는 뜻, 기심寄心은 ‘말해보고자 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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