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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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고, 간다고 일컬으나 ‘움직임’이 아니다. 움직임이 아니므로 비록 가더
라도 항상 움직이지 않는 것이며, 머무름이 아니기에 비록 고요하게 있으
나 항상 가는 것이다. 비록 고요하게 있으나 항상 가는 것(움직임)이며, 가
는 것이라도 실은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비록 가더라도 항상 고요하게
있는 것이기에 고요하나 머무르는 것도 아니다. ④ 그러한즉 장생(장자)은
“산에 숨겨둔다.”고 말하고, 중니(공자)는 “물을 보니 항상 흘러감을 알
겠다.”고 말했다. 장자와 공자는 과거의 사물[흘러가는 사물]을 현재[지
금]에 붙들어 둘 수 없음을 느껴 이 말을 했는데, 어떻게 현재의 사물을
과거로 돌려보낼 수 있단 말인가?
47)
48)
[8] ① 是以 觀 聖人心者, 不同人之所見得也. 何者? 人則謂少壯同
49)
體, 百齡一質, 徒知年往, 不覺形隨. ② 是以梵志 出家, 白首而歸. 隣人見
之曰: “昔人尚存乎?” 梵志曰: “吾猶昔人, 非昔人也.” 隣人皆愕然, 非其言
也. 所謂有力者負之而趨, 昧者不覺, 其斯之謂歟!
[8] ① 그래서 성인의 마음을 깨달은 사람은 보통 사람의 생각과 다르
다. 왜 그러한가? 사람들은 ‘소년과 중년의 몸이 같고, 백세가 되어도 본
질은 하나다’라고 말한다. (이는) 다만 세월이 흘러감만 알고, 몸도 따라
변함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② 그래서 출가자가 집을 떠나 흰 머리가 되
어 돌아오니, 이웃들이 “옛날의 그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출가자가 “나
47) 시이是以는 그래서.
48) 관觀은 보다는 뜻이 아니고, 통찰하다 혹은 체회體會하다·깨닫다는 의미.
49) 범지梵志는 본래는 고대 인도의 수행자란 의미이나, 여기서는 출가자를 말한다. 고대 인도인들은 대
략 15세경 공부하러 집을 떠나 30세 경 돌아와 결혼해 가정을 꾸린다. 50세경에 가르침을 구하러
출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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