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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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들을 인도하기 위해 ‘움직임이 있다’고 이야기하신다. 비록 천만 가지

           다른 가르침을 내려도 ‘하나의 이치’로 귀결된다. ② 그러나 문자나 말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움직임이 없다’는 소리를 들으면 과거의 물건이 지금

           에 오지 않았다고 말하고, ‘움직임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현재의 사물이
           과거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미 과거는 과거에 머무르고 지금은 지금

           에 머무른다고 말했는데도 미혹에 집착해 지금(현재)을 과거로 옮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의미(의도)는 무엇인가? 그래서 간다고 말하는 것

           이 반드시 간 것은 아니며, 과거와 지금(현재)은 항상 존재한다. 왜냐하면
           사물은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돌아간다고 말하는 것이 반드시 간 것은

           아니며, 지금(현재)에서 과거에 이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물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③ (사물이) 움직임이 없기에 지금과 옛날 사이

           를 왔다 갔다 하지 않고, 움직임이 없기에 그 본성은 일세(과거는 과거, 현재
           는 현재)에 머문다. 그러한 즉, 여러 전적들의 글이 다르고 여러 사람의 주

           장이 제 각각이지만, 만약 본질을 깨닫는다면 글의 다름에 어찌 미혹되겠
           는가?



             [10] ① 是以人之所謂住, 我則言其去; 人之所謂去, 我則言其住. 然則,

                                                          56)
           去住雖殊, 其致一也. 故經云: “正言似反, 誰當信者?”  斯言有由矣. 何
           者? ② 人則求古於今, 謂其不住; 吾則求今於古, 知其不去. 今若至古, 古

           應有今; 古若至今, 今應有古. 今而無古, 以知不來; 古而無今, 以知不去.
           ③ 若古不至今, 今亦不至古, 事各性住於一世, 有何物而可去來? 然則, 四






           56)  『노자』 제78장에 나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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