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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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은 ‘앎이 없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것이 바로 붓다의 가르침과 서로

            통하는 것이자 이름을 세운 근본 뜻이다. ② 그런데 논자는 반야(성인의 마
            음)라는 하나의 사물에 서로 다른 이름[지知와 무지無知]을 붙였는데, 문장

            에 근거해 실제 의미를 조사해보니 타당하지 않다. 왜 그런가? 만약 ‘반
            야지혜[지知]’가 ‘붓다의 마음[성심聖心]’과 서로 계합한다면 ‘반야는 무지’라

            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만약 ‘무지無知’가 ‘붓다의 마음’과 서로
            부합한다면 ‘반야지혜[지知]’라고 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

            약 ‘반야지혜[지知]’와 ‘반야는 무지’라는 이 둘 다 ‘붓다의 마음’과 맞지 않
            다면 다시 논의할 가치가 없다!

              [13] [답변 2] ① 答曰: 經云: “般若義者, 無名無說, 非有非無, 非實非
                                               94)
                                  93)
            虛, 虛不失照, 照不失虛.”  斯則無名之法 , 故非言所能言也. ② 言雖不
                                                                    95)
            能言, 然非言無以傳. 是以聖人終日言, 而未嘗言也. 今試為子狂言 辨之.
                    96)
            ③ 夫聖心 者, 微妙無相, 不可為有; 用之彌勤, 不可為無. 不可為無, 故
                                      98)
                97)
            聖智 存焉; 不可為有, 故名教 絕焉. ④ 是以言知不為知, 欲以通其鑒;
            不知非不知, 欲以辨其相. 辨相不為無; 通鑒不為有. 非有, 故知而無知;
                                                      99)
            非無, 故無知而知. 是以知即無知, 無知即知. 無以 言異而異於聖心也.







            93)  『마하반야바라밀경』 권제10 등 여러 곳에 비슷한 내용의 구절이 있다. T8-P294c.
            94)  법法은 존재라는 의미다.


            95)  광언狂言은 『장자』 「지북유」편에 나오는 말이다. “夫子, 無所發予之狂言, 而死矣夫[선생은 나를 계발시켜
              줄 큰 소리 한 마디 없으신 채 돌아가셨구나].” 여기서 광언狂言은 미친 소리가 아니고 ‘큰소리’ 혹은 ‘지극한
              이치를 담은 말’이라는 의미다. 승조가 이 말을 빌려 사용했으며, ‘특정하지 않은 말[부정지어不定之語]’
              이라는 뜻이다.
            96)  성심聖心이나 성지聖智는 모두 반야를 의미한다.


            97)  성심聖心이나 성지聖智는 모두 반야를 의미한다.

            98)  명교名敎는 ‘언어문자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99)  무이無以는 ‘… 할 수가 없다’ 혹은 ‘… 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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