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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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① 대답 한다: 경전에 “반야라는 말의 의미는 이름도 없고 말로

           설명할 수도 없고, 있음도 아니고 없음도 아니고, 실제로 있는 것도 아니
           고 아무 것도 없는 것도 아니고, 텅 비었지만 능히 인식하고, 인식하지만

           텅 빔을 잃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것은 반야가 이름 없는 존재이기에
           언어문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나타낸다. ② 비록 언어문자로

           반야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언어문자가 아니면 전달할 수 없다.
           그래서 붓다는 하루 종일 언어를 빌려 말씀하지만 사실은 한마디도 하

           지 않았다. 지금 시험 삼아 그대를 위해 이런 저런 말로 반야를 설명해보
           고자 한다. ③ 대저 반야라는 것은 미묘하고 알기 어려우며 특정한 모습

           이 없어 있다고 할 수 없다; (인식)작용은 무궁하기에 없다고 할 수 없다.
           없다고 할 수 없기에 반야지혜는 존재 한다; 있다고 할 수 없기에 언어문

           자로 직접 설명할 수 없다. ④ 그래서 ‘지知’라고 말한다고 진짜로 ‘지知’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다만 ‘지知’를 통해 그 인식작용은 이해할 뿐이다; ‘부지

           不知’라고 말한다고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무지無知’가 아니고 ‘무無’자
           를 통해 ‘미혹되게 작용하는 지혜가 없는 모습[무혹지지상無惑知之相]’을 나

           타낼 따름이다. ‘무혹지지상無惑知之相’이기에 (반야는) 완전히 없는 것도 아
           니며, 직관의 인식 작용을 하므로 참으로 있는 것도 아니다. 참으로 있는

           것이 아니기에 반야에는 ‘참다운 지혜[지知]’는 있지만 ‘혹지惑知’는 없고,
           참으로 없는 것이 아니기에 반야에는 ‘혹지惑知’는 없고 ‘참다운 지혜’는 있

           다. 그래서 참다운 반야지혜는 혹지가 없는 것이며, 혹지가 없는 것이 참
           다운 반야지혜이다. ‘지知’와 ‘무지無知’라며 [부르는] 말이 다르다고 반야지

           혜에 ‘차이[다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14] [질문 3] ① 難曰: 夫真諦深玄, 非智不測. 聖智之能, 在茲而顯. 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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