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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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지知와 무지無知는 모두 소지所知로 인해 생긴다[대상인 소지의 모습에 집착

            하면 유지有知가 되고, 모습에 집착하지 않으면 무지無知이다]. 왜 그런가? ③ 지智
            로 소지所知[대상, 경境]를 인식하는데 모습에 집착하면[‘이것은 이것이고, 저것

            은 저것이다’는 분별] 지智는 ‘망지妄知’가 된다. 진제는 스스로 모습이 없는데
            진지眞智[반야]가 어떻게 ‘지知’를 만들어내겠는가? 왜 그런가? 대저 소지所

            知는 스스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지知와 서로 관계해 나타난다[이것이 망지
            妄知이다]. 소지所知가 이미 망지妄知[지知]를 파생시키면 망지 역시 대상에

            집착한다. 망지와 소지[대상, 경境]가 서로 의지해 형성되면 서로 의지해
            생성된 것은 ‘인연적인 존재[연법緣法]’이다. 인연적인 존재는 진실한 것이

            아니며, 진실한 것이 아니기에 진제가 아니다. 그래서 『중관』은 “인연의
            화합으로 생긴 모든 존재는 진실한 것이 아니다; 인연에서 생겨나지 않은

            존재가 진실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④ 지금 진제를 진실한 것이라고 하
            는 것은 인연의 화합에서 나타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제는 인연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기에, 인연의 화합에서 나타나지 않은 존재는 없다[망지
            妄知가 진제를 파생시킬 수 없다]. 때문에 경전은 “인연의 화합에서 생겨나지

            않은 존재는 없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반야지혜는 진제를 체득하며 대
            상에 집착하는 망지妄知를 취하지 않는다. 반야가 대상을 ‘집착해 취하는

            것이 아닌데’ 이 반야는 무엇에 따라 (대상을) 알겠는가? 그러나 반야는 목
            석처럼 앎이 없는 것이 아니고, 진제는 경境에 집착하는 소지所知가 아니

            다. 그래서 반야지혜에는 ‘미혹되게 작용하는 앎’이 없다. ⑤ 그런데 그대
            는 인연으로 반야지혜를 찾았기에 반야지혜가 망지妄知가 되었다. 그대가

            말한 인연은 인연이 아닌데[진제는 인연을 떠났는데] 어디서 지知를 찾겠는가?
              [16] [질문 4] ① 難曰: 論云“不取”者, 為無知故不取? 為知然後不取

            耶? 若無知故不取, 聖人則冥若夜游, 不辨緇素之異耶? 若知然後不取, 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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