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고경 - 2019년 5월호 Vol.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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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장안에서 삼론 사론에 조예가 깊은 승예가 직접 남지에서 삼론학을
선양한 것을 계기로, 이후 남지에서 주목할 만한 삼론학자들이 등장하는
토대가 되었을 것이고, 마침내 섭산의 삼론학파가 부흥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12) 승도僧導와 승숭僧嵩
사성과 팔준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구마라집이 역출한 삼론과 『성실
론』을 중점 학습하여 중국의 남지와 북지에서 삼론학과 성실학을 널리 전
파한 공적을 이룬 이들이 승도와 승숭이다. 관련 인물이 많아 자세한 전
기를 생략하고, 주요 저술과 업적으로 그들의 행적을 요약해 본다.
① 구마라집이 411년 『성실론』 16권을 한역하자, 승도와 함께 구마라
집에게 『성실론』 을 수업한 승숭僧嵩은 북지 제주除州(팽성彭城)의 백탑사
白塔寺에 거주하며 홍보하였다. 승숭의 제자에 승연僧淵(414~481)이 있
고, 승연의 제자에 담도曇度·혜기慧記·도등道登·혜구慧球·법도法度
(437~500) 등이 있었는데, 이 승숭의 계통을 팽성계 성실학파彭城系成實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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派라 부르는 학자도 있다.
또 팽성에서 오래 거주하여, 승숭과 승연의 학설을 계승한 것으로 생
각되는 혜차慧次(434~490)가 있는데, 삼론과 『성실론』을 잘 하였다. 그 문
하에 유명한 양梁의 삼대법사라 불리는 지장智藏 승민僧旻 법운法雲의 세
명이 배출되어 성실학을 흥성하게 하였다.
② 승숭과 함께 『성실론』을 학습한 승도는 먼저 승예에게 사사하고
10) 湯用彤, 『漢魏兩晋南北朝佛敎史』 下冊, 臺北:漢聲出版社, 1938, p.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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