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고경 - 2019년 6월호 Vol.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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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차원에서는 잘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말나식은 언제나 아주
집요하게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교묘하게 남을 위한 척하지만 내심
에서는 은밀하게 자신을 위하거나 자신의 기쁨을 위해 작용하기 때문입
니다. 쉽게 말하자면 기절하든 깊은 수면에 빠져있어도 정말 집요하게 끊
임없이 작동합니다. 그래서 감산 스님이 말나식은 ‘간단間斷’, 즉 끊어짐
이 없다고 주석한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나[아我]’를 제거하고 ‘무아’의 경지에 갈 수 있을까요? 이
무아에 경지에 이르지 못하도록 하는 최대 방해꾼이 바로 ‘나’입니다. 즉
말나식이 심층에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말나식이 없다고 쉽
게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언제나 집요하게 작동하는 말나식은 언
제 어떻게 작동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요?
다음호에서는 언제나 집요하게 자신에게 집착하는 마음인 말나식이
사라지는 ‘수행단계’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으로, 말나식에 대한 해설은 마
치겠습니다. 말나식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바로 ‘아뢰야식’에 대한 설명으
로 넘어가겠습니다. 끝으로 아주 긴 미주를 달았습니다. 참고하시라고 제
시한 것이니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namaste!
허암 불교학자. 유식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유식삼십송과 유식불교』·『마음공부
첫걸음』·『왕초보 반야심경 박사되다』·『범어로 반야심경을 해설하다』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마음
의 비밀』·『유식불교, 유식이십론을 읽다』·『유식으로 읽는 반야심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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