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P. 153
『 』 제75호 | 문자와 책의 향기 7
티베트어 사전, 어떤 것이 있나
화중우火中牛 | 불교학자·자유기고가
사전辭典·詞典은 해당 (학문)분야의 역량이 결집된 책이다. 그 분야에
얼마나 많은 사전이 있고, 그 사전이 싣고 있는 예문이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하며, 그 사전의 표제어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가 그 분야의 (학문적)
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사전이 많은 나라에 속하지는
않는다. 국어사전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나, 외국어 철학 역사 등 개별
분야에 들어가면 관련 사전이 거의 없다. 설사 있다 해도 대개는 외국 사
1)
전을 번역飜譯하거나 번안飜案한 유형에 속한다. 불학佛學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에 어느 정도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사전이 특히
결핍된 분야 가운데 한 곳이 티베트(어)불교 영역이다.
알다시피 불교를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제대로 연구하려면 기본적인
자료인 대장경을 읽어야 된다. 현재 전하는 대장경 가운데 경전의 많음과
내용의 다양성이라는 견지에서 티베트대장경을 따라가는 문헌은 거의 없
다. 수량이 적지 않은 한역대장경 역시 내용의 풍부함과 번역의 정확성에
1) 불교 안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앙으로서 불교를 대하는 태도와 학문적으로 불
교에 접근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물론 불교를 믿으며 학문적으로 불교를 대하는 사람도 있고, 학문적
으로 불교를 대하지만 신앙하지 않는 그룹도 있고, 신앙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근본 입장에서 분류
하면 두 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전자를 ‘불교佛敎’, 후자를 ‘불학佛學’으로 부르며 구
분한다.
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