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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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5호 | 『조주록』 읽는 일요일 5
생각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곰글 | 불교작가
조주는 선사禪師다. 선禪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선이란 무엇인가. 일단 선은 범어 ‘dhyana(禪那, 선나)’의 음사이며, 정려靜
慮 또는 사유수思惟修라는 뜻을 갖는다. 풀이하면 ‘조용히 생각한다’ 혹은
‘생각으로 하는 수행’ 쯤 되겠다. 알다시피 수행은 해탈을 목표로 한다.
영원히 변하지 않고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는 궁극적인 행복을 지향한다.
결국 선은 생각을 잘 이용해서 해탈에 이르고자 하는 방법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조용히 생각하면 해탈할 수 있다는 것이고, 생각이 인생의 문제
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에 대해 곰곰이 생각
해보기로 했다.
수행은 견실심을 얻어내는 과정
불교에서는 생각의 종류로 사심四心을 이야기한다. 육단심肉團心과 연
려심緣慮心과 집기심集起心과 견실심堅實心이다. 육단심은 육체에 의해 본
능적으로 일어나는 생각이다. 연려심은 보고 듣는 감각에 의해 일어나는
생각이다. 집기심은 자아의식과 뿌리 깊은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생각이
다. 견실심은 육체와 감각과 ‘나’라고 하는 심층의식으로부터 자유로운 생
각이다. 그리고 이것을 부처의 마음이라 쳐준다. 곧 수행이란 육단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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