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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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기록할 수 있겠는가. 이로 보건대 우리 삼국의 시조가 모두
신비로운 데에서 탄생하였다고 하여 이상할 것이 무엇이 있겠
는가. 이 책 첫머리에 「기이편」을 싣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
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혹자는 두 가지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나는 중국의 시원始
原이 이러하니 우리의 신이함도 괴상함이 아니라는 관점, 또 하나는 중국
의 시조가 그러하듯 우리의 시조도 못지않은 부명과 도록을 받았다는 관
점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유효한 것 같다. 다만 앞의 관점은 전
제로서 깔아두고 방점은 뒤의 것에 찍는 것이 왠지 일연 스님의 의도에
부합할 것 같다. 책명에서 보듯이 삼국유사는 삼국·후삼국 시대를 배경
으로 정사류의 삼국사기에서 다루지 않거나 빠진 내용들을 저자인 일연
一然 스님이 사서史書의 체계에 접안하여 ‘전하는 형식’으로 수록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삼국유사는 정사의 범위를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우
리 정서와 친밀한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그 첫 번째인 「기이편」의 제1에는 고조선을 개창하여 우리 민족의 뿌리
를 내린 단군왕검으로부터 고구려, 신라, 백제가 정립鼎立하여 각축을 벌
이는 시기까지 한반도의 많은 고대 국가의 흥망 및 신화·전설·신앙 등
에 관한 유사遺事가 기록되어 있고, 제2에는 통일신라시대 문무왕文武王
이후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敬順王까지의 신라 왕조 기사와 백제·후
백제 및 가락국에 관한 약간의 유사 등을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은 기전체
역사 서술 체계로는 본기本紀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독자의 입장으로 읽
을 때는 역사서라기보다는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환인의 아들 환웅이 신단수 아래 신시를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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