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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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대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장으로 구분된 경론은 다시 삼륜三輪이라는 세부적 분류로 나눠진다.
『화엄경』은 근본법륜根本法輪으로, 『법화경』은 섭말귀본법륜攝末歸本法輪으
로, 화엄에서 법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소승의 문헌은 지말법륜枝末法輪
으로 분류한 것이 삼륜설이다. 『화엄경』과 『법화경』은 각각 명칭을 붙여 독
립항목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그 외의 모든 경론은 지말법륜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화엄경』과 『법화경』을 가장 비중 있게 평가하고 나머지 경전들
은 지말법륜, 즉 기타경전 정도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장삼륜과 파사현정
삼론종의 기본교리는 파사현정破邪顯正으로 압축된다. 파사破邪란 ‘삿됨
을 깨뜨리는 것’으로써 외도와 소승부파 등에서 주장하는 잘못된 인식과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왜곡하는 실체론 같은 교설을 깨뜨리는 것이다.
파사를 통해 망념을 완전히 끊고 완전한 진리를 체득하는 것이 파사의 요
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현정顯正이란 존재의 실상에 대한 걸림 없는 안
목, 즉 중도실상을 바르게 체득하는 것이다. 중도실상을 깨닫는 것은 나[아
我]와 대상[법法]에 대한 실체론적 망정을 깨뜨리고, 그 무엇도 얻을 것이 없
다는 무소득無所得의 이치, 참다운 공의 이치[진공眞空]를 깨닫는 것이다. 따
라서 현정이란 나[아我]와 나의 것[아소我所]이라는 존재에 대한 실체론적 인
식을 혁파하고 그 어떤 것도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으며, 그렇기에 얻을 바
가 없다는 이치를 체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무소득의 경지에 대해서는
『반야심경』에 잘 나타나 있다. 즉 “얻을 바[무소득無所得]가 없기 때문에 마음
에 걸림이 없고[심무가애心無罫碍], 마음에 걸림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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