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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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며[무유공포無有恐怖], 뒤바뀐 헛된 망상에서 멀리 벗어나[원리전도몽상遠離顚

            倒夢想] 구경에는 열반에 이른다.”는 가르침이다. 삿된 망상을 깨뜨리는 파
            사가 그대로 바른 진리를 드러내는 현정이라는 것이 파사현정이다.

              파사현정의 기치 아래 제시되는 삼론종의 교리는 이제론二諦論이다. 통
            상적으로 법상종이나 성실종 등에서는 진리를 세속제世俗諦와 제일의제第

            一議諦로 나누는데 이를 이경이제설이라 한다. 세속제는 세간의 도리를 설
            하는 것으로 중생에게 진실이 되는 것이고, 제일의제란 출세간의 진리를

            설하는 것으로 성현에게 진리가 되는 것이다. 세속제는 말과 글에 기반해
            있어 언설에 제약되는 현상세계의 진리인 반면 제일의제는 말과 언설을 초

            월해 있는 출세간의 진리를 말한다.
              삼론종이 등장할 당시 학승들은 성실론 등의 영향을 받아 부처님은 이

            제에 의하여 설법했으며, 모든 경전은 이제를 벗어나지 않으며, 이제를 밝
            히면 모든 경전의 요지를 체득하게 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삼론종

            에서도 이제설을 중요하게 인식했지만 이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달랐다. 이
            제설에 대한 당시의 관점은 세속제와 진제와 같이 진리에 대한 구분이었

            다. 하지만 삼론종에서는 ‘이제는 가르침[이제시교二諦是敎]’이라고 보았다.
            이제는 중생을 바르게 깨닫도록 하는 가르침이자 방편이지 그 자체가 실

            체적 진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길장은 이제설에 대해 ‘달을 가리키는 손가
            락’이라고 비유했다. 이제를 건립한 것은 존재의 공성을 체득하도록 하는

            언교言敎, 즉 진리로 인도하는 말씀과 가르침이지 이제 그 자체가 낙처落處
            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삼론종의 이제설을 언교이제言敎二諦라

            고 부른다.
              용수보살은 『중론』에서 중도를 설명하는 논리로 앞서 설명한 이제二諦와

            함께 제시한 것이 팔불중도八不中道이다. 중생들은 제법에 대해 생멸生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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