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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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4설의 등장과 타당성
그러나 승전을 기준으로 삼아 신구를 구분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는 것
이 그 이후 불교학들에 의해 지적되었다. 우선 앞에서 정리한 신고의 4
설 중 제4설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삼론의 교학적으로도 교세 발전적으
로도 가장 현저한 변화를 본 것은 오히려 승전이 아니라 승랑의 전후이기
때문에, 승랑을 기준해야 한다는 제4설을 주장하였다. 그 이후 제3설의
근원이 된 명도의 저술에 근거하여 또 다른 비판이 제기되었다. 곧 명도
가 거론한 이장삼전법륜二藏三轉法輪이 길장의 독특한 일종의 교판론이라
는 것을 인정하여도, 이 학설이 이미 승전에게 있었는지 알지 못하며, 그
것을 가지고 삼론의 신구를 구별하는 것은 학적 근거가 결여되었다고 보
았다. 또한 승랑이 남지에서 전법한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승랑을 기준으
로 신구를 구분하는 제4설의 다카오설高雄說이 보다 합리적인 구분 방법
7)
이라고 평가하였다.
소결
이러한 과정을 지나 중국 삼론에 관한 한, 승랑 이전을 고삼론, 그 이
후를 신삼론이라 구분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구별 방법이라 보고 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 신삼론과 고삼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처음으로
승랑 이후를 신삼론이라 구분한 다카오설高雄說도 승랑이 삼론학의 발
전 과정에서 이룩한 업적에 입각하여 승랑을 기준으로 신구설을 주장하
7) 平井俊榮, 『中國般若思想史硏究』, 1976,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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