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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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응공應供이란 응수공양應受供養의 줄인 말로, ‘마땅히[응應] 공양[供養]

           받을[수受]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즉 끊기 어려운 아애(我愛,
           자기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의 번뇌를 수행을 통해 영원히 끊었기 때

           문에 세상 사람들의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살적殺
           賊이란 ‘번뇌의 적賊을 영원히 살해했다[살殺]’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의 번뇌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끊기 어려운 것이
           자기에게 끊임없이 집착하는 아집[아애]이다. 이것을 영원히 끊은 사람을

           아라한이라고 합니다. 셋째, 무생無生이란 ‘영원히 다시 새로운 생生을 받
           지 않는다[무無]’는 의미입니다. 즉 아라한은 ‘윤회로부터 벗어났다’는 뜻

           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첫 제자인 5비구를 인가해주고 난 뒤에 “여기에 6

           명의 아라한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5명이 아니고 6명인 이유는 부처님,
           당신도 포함한다는 뜻입니다. 즉 제자와 부처님의 깨달음 내용은 같지만,

           단지 차이가 나는 것은 부처님이 먼저 아라한이 되었고, 5비구는 나중에
           아라한이 되었기 때문에 제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생 즉 부

           처’라는 말은 성립 가능한 것입니다. 이 부처님의 선언이 바로 불교의 출
           발점이자, 서양의 유일신을 믿는 종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이

           것은 유일신을 믿는 종교는 절대로 흉내 낼 수 있는 불교의 위대한 가르
           침입니다. 이처럼 아라한이 되어야 심층의 마음인 아뢰야식과 말나식의

           작용이 멈춘다고 합니다.



             말나식은 멸진정과 출세도에서 소멸된다



             『유식삼십송』에서 “말나식은 멸진정의 단계[위位], 출세도의 단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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