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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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7호
선시 산책 16 | 백곡처능 선사
백곡처능(1619-1680)은 부휴선수
이 숲속으로 더디 (1543-1615)의 7백여 제자 가운데 가
돌아온 것이 장 뛰어난 벽암각성(1575-1660)의 법
을 전해 받았다. 시와 문사에 있어
한탄스러워
유려하고 호방하며 탈속한 면모를
보여 주었던 선사는 누구보다 자연
백원기 을 사랑했고, 승속의 거리를 두지
동방문화대학원대 석좌교수
않았으며 친화력으로 세간의 사람
문학평론가
들과 교유했다. 특히 선사는 척불의
시기에, 8,150자에 이르는 상소문
‘간폐석교소’를 올려 불교가 국가통
치에 유해하지 않음을 조목조목 밝
혀 척불의 부당함과 시정을 간청했
다. 불교탄압에 굴하지 않고 홀로서
라도 맞서 불법을 지켜내겠다는 선
사의 비장함은 산문을 나서 만나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잘 묘사되고
있다.
백원기 전 국제포교사회 회장, 전 한국
동서비교문학회 부회장. 저서로 『선시
의 이해와 마음치유』, 『불교 설화와 마음
치유』, 『숲 명상시의 이해와 마음치유』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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