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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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너, 아들 결혼 숙제는 이번 일로 저절로 풀리겠네?”
그 사연은 또 이렇다. 이번에는 친구의 아들이 외국인과 교제를 시작
한 것이다. 몇 달 전 어느 날, 모임에서 친구는 아들이 인도네시아 아가씨
와 사귀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하소연했다. 이번에도 친구는 딸
때와 마찬가지로 아들이 외국인과 결혼하면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양
상을 이야기했다. 아들이 사귀는 아가씨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을 오가면
서 일하고 있는 능력 있는 직장 여성으로, 마음이 잘 통해서 아들이 좋다
고 했다는데, 이번에는 남편까지 속상해하면서 반대하는 모양이다.
자식의 인생은 그들에게 맡기자
“딸은 워낙 개성이 강하니까 수용을 했는데 아들은 다른 나라 여성과
결혼할 거라곤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거든.”
수심에 가득한 친구에게 내가 말했다.
“우리가 네 사위 될 사람 어머니 태도를 본받아야하지 않을까? 그들
자신의 인생 문제인데 자식을 믿고 맡겨야 할 것 같아.”
내 말에 옆에 있던 친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래도 조금 시간을 두고 봐야 되지 않을까? 기왕이면 여기 우리나라
아가씨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친구의 아들이 그 인도네시아 아가씨와 결혼을 하게 될지, 다른 사람
과 할지 사람의 내일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속 깊은 친구는 아마 받아들이
는 시간이 필요할 뿐, 결국 아들의 사랑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부모는 다
그런 존재니까.
주변을 보면 자식의 결혼을 좌지우지하며 끼어드는 사람이 간혹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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