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P. 38
『 』 제77호 내 친구 J는 고교동창 모임 여섯
수행과 함께 하는 인생 이야기 7
명 가운데 가장 활달하고 마음도 넉
넉하기 이를 데 없다. 어려워 보이는
일도 수월하게 뚝딱 해내고 생색을
유럽 사위, 내는 법이란 없다. 몇 해 전 친구들
아시아 며느리 여섯 명이 스위스 자유 여행을 2주
정도 했는데, 앞장서서 모든 일을 리
드했다. 음식점을 찾아내고 길을 찾
박원자
는 것은 모두 그녀의 몫이었는데, 웬
불교전문 작가
만하면 우리에게 맡길 다른 일도 알
아서 다했다. 물론 얼굴 한번 찡그리
는 법이 없었다. 나이 들수록 참 멋
있게 늙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친구다.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시댁식구
들과 형제자매처럼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이다. 둘째 아들과 결혼했음에
도 불구하고 외국에 유학 가 있는 큰
박원자 불교전문 작가. 숙명여대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했고, 동국대 역경위원 아들을 대신해 10여 년 동안 큰며느
을 역임했다. 최근 절 수행을 통해 내면
을 정화하고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체험 리 노릇을 해냈다. 시부모님 두 분
이야기를 담은 ‘내 인생을 바꾼 108배’를
모두 편찮으셔서 고생을 하셨는데,
펴냈다. 이 책이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
되면서 영문판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저 생활비를 대고 자주 찾아뵙는 일은
서로 스님들의 초발심 시절을 쓴 『나의
행자시절’, 수행자들에게 삶의 길을 물 당연했고, 시누이들이 대학을 다니
은 ‘인생을 낭비한 죄’, 인홍 스님의 일대
는 데도 힘을 보탰다. 가끔은 힘들다
기를 다룬 ‘길 찾아 길 떠나다’ 등이 있다.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