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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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이구사는 논쟁 개시와 거의 같은 시기에 상재한 저서 『초기불교
의 사상』(東洋哲學硏究所, 후에 第三文明社 レグルス[레구루스]文庫)에서 후나하시
의 설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였다.
<중외일보>에서의 사이구사, 후나하시의 논쟁은 앞의 전단계를 거친
상태였다. (A)와 관련된 논쟁을 개관함에 있어, 먼저 『원시불교사상의 연
구』(법장관)에 나타난 후나하시의 논지를 개관해 보자.
후나하시는 『니카야』 등의 원시경전, 초기경전을 세밀히 조사하여도
“무상의 논리적 근거는 끝내 추구되고 있지 않다.”라고 먼저 서술한다.
그러나 왜 무상인가 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소홀히는 할 수 없다. 그래서
후나하시는 무상의 논리적 근거는 연기에 있다고 판단한다. 여기에서 소
위 연기란 무엇인가.
“‘모든 것은 다양한 갖가지 조건에 한정되어(이것이 ‘緣’의 의미이
다), 임시로 그와 같은 것으로서 성립하고 있다(이것이 ‘起’의 의
미이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조건이 변하면, 그것은 어떠한
것으로도 변화하는 것으로, 그 변화하는 것을 무상이라고 한
다. 곧 다시 한 번 더 말하면, 고정불변하지 않는 것이 무상이
다.”(『원시불교사상의 연구』)
“그와 같이 일체법이 변화하는 것에 대하여, 앞에서 말한 바
와 같이 연기설이 그 논리적 근거가 되고 있는 것이지만, 이
것으로부터 연기설과의 관계에서도 이 무상이라는 것이 변화
를 나타내는 말인 것을 알 수 있다. 곧 사물은 조건에 의해 성
립하는 (즉 연기하고 있는) 것인 까닭에, 조건에 따라 사물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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