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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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법요法要를 구했으며 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을 추천받아 그에게
가서 3년을 공부한 후 다시 석두 선사에게 돌아와 제자로서의 인연을 맺
었다.
처음 경론에서 선으로 전향해 깨달음을 체득한 약산은 그러나 평상시
에도 경을 쉼 없이 탐독했다. 그러면서도 제자들에겐 불경을 보는 것을
엄하게 금하였다. 문자나 언어가 미혹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런 그가 오랫동안 대중설법을 하지 않고 있자 어느 날 원주가 대중
의 뜻을 물어 상당법문하기를 청하였다. 그러자 약산이 대종大鐘을 쳐서
대중을 운집하라며 상당법문을 수락했다. 대중이 큰법당에 모여 선사의
법문을 기다렸다. 선사는 법상에 올라 한동안 침묵했다. 그리곤 이내 법
상을 내려와 방장실로 돌아갔다. 대중이 모두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고
원주는 방장실로 따라 들어가 선사에게 따지듯 물었던 것이다. “설법하
실 것을 허락해 대중을 모았는데 왜 한 말씀도 하지 않고 그냥 내려왔느
냐?”는 원주의 물음에 선사는 “경에는 경의 스승이 있고, 논에는 논의 스
승이 있고, 율에는 율의 스승이 있는데 날더러 어찌하라는 것이냐?”며 도
리어 원주를 힐책하고 있는 것이 이 공안의 내용이다.
실제 출가자들이 얻고자 하는 진리는 경율론經律論에 다 있다. 그런데
도 평소 약산은 제자들에게 불경을 보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그리곤
가르침을 청하는 제자들에게 ‘경의 스승’, ‘논의 스승’ 운운하며 설법하지
않는 자신을 이상한 사람 만들지 말라고 일침을 놓고 있다. 도대체 무엇
을 말씀하고 있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데 하나 분명한 것은 있
다. 당신이 법상에서 어떠한 내용의 상당법문을 하든 그것은 모두 경율론
속에 다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약산 선사가 이 공안을 통해 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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