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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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8호                   약산 화상이 오랫동안 법좌에 오르지 않자 원
              화두로 세상 읽기 17                 주院主가 말했다. “대중들이 스님의 가르침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화상께서는 대중들
                                           을 위해 설법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말을 듣
                                           고 약산이 종을 치게 하니 대중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었다. 약산이 자리에 올라 말없이 있다
            사람에                            가 곧 내려와 방장실로 돌아갔다. 원주가 따라

            의지 말고                          와 “화상께서는 대중을 위해 법을 설하실 것을
                                           마침내 허락하셨으면서 왜 한 말씀도 하지 않
            뜻에 따라야                         으십니까?”라고 물었다. 화상이 답했다. “원주
                                           야, 경에는 경사가 있고 논에는 논사가 있거늘
                                           어찌하여 날 이상하게 여기는가?”
            김군도
            자유기고가                          擧  藥山久不陞座.  院主白云.  大衆久思示誨.
                                           請和尙爲衆說法.  山令打鐘,  衆方集.  山陞座
                                           良久便下座歸方丈. 主隨後問. 和尙適來許爲
                                           衆說法, 云何不垂一言. 山云. 經有經師, 論有
                                           論師, 爭怪得老僧. 『종용록從容錄』 제7칙.



                                              약산유엄(藥山惟儼, 751-834) 선사

                                           는 속성은 한韓씨로 산서성 봉주에
                                           서 태어났다. 그의 나이 17세 때 인

                                           생의 무상함을 절감하고 출가하여
                                           서산혜조西山慧照 율사의 제자가 되

                                           었다. 처음 율종에 귀의한 것과 달리
                                           그는 경론을 깊이 연구하여 교학승
             김군도   선시 읽는 법을 소개한 『마음의       으로서 명성을 크게 떨쳤는데 궁극
             밭에 달빛을 채우다』를 펴내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오도송에 나타난 네         엔 선문으로 전향하였다. 그리하여
             가지  특징」·「호국불교의  반성적  고찰」
             등의 논문이 있다.                    석두희천(石頭希遷, 700-790) 선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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