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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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따라 또한 다르다. 모든 중생의 무리가 무명에 눈이 멀어

                미혹을 일으켜 업을 지어서 자아가 있다고 집착한다[迷執有我].
                … 정각을 이루고서 선인녹원에서 사제의 법륜을 굴려 아함경

                을 설하셨다. 그리하여 아유의 집착을 제거해서[除我有執] 소승
                의 근기들이 점차적으로 성인의 자리에 오르게 하시니, 저들

                이 사제법문을 듣고 비록 내가 있다는 어리석음은 끊었으나[雖
                斷我愚], 모든 법에는 미혹되어 실유라고 집착한다[迷執實有].”

                                                        - 『성유식론술기』



              규기의 설명에 따르면 법상종은 중생의 근기를 세 등급으로 나눈다.
            부처님은 그런 중생의 근기에 맞춰 세 시기로 나누어 깊이를 달리하는 법

            을 설했다. 그 중에 제1시는 하근 중생들을 위한 법문이다. 하근 중생들
            은 자아[我]의 실체가 있다는 아집에 매몰되어 생사윤회의 고통을 받는

            다. 부처님은 그들을 위해 초전법륜에서 『아함경』을 설하여 아집에서 벗
            어나게 하고, 점차적으로 아라한과를 증득하게 한 것이 제1시의 내용에

            해당한다.
              그런데 중생들은 비록 자아가 있다는 어리석음은 끊었지만[雖斷我愚],

            여전히 대상에 미혹되어 법法은 실재한다는 법집法執에 사로잡혀 있다.
            아공我空은 깨달았지만 법공法空을 깨닫지 못하고 아공법유我空法有에 머

            물러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1시의 가르침을 받은 중생들은 여전히 유
            견有見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철 스님은 이와 같은 법상종의 삼시교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부처님은 초전법륜에서 아공만 설한 것이 아니라 법공까지 설하여 중도

            를 일깨웠다는 것이다. 법상종은 삼시라는 도식적 인식에 사로잡혀 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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