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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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 속에서 ‘근대화 과정에서 빚어지는 정신의 긴장과 폭력, 분단과 전쟁,
가난과 슬픔, 생태위기와 생명연대의식, 그리고 비움과 버림의 세계관’과
맞닿은 다양한 시학을 담론으
로 삼아, 각각의 시들이 품고
있는 내밀한 의미와 더불어 시
인들의 내면과 정신세계를 추
적하고 있다.
사실 한반도의 근현대사는
그야말로 격동과 변화, 변혁
의 소용돌이 시기였다. 이 땅
에 살고 있는 사람과는 물론이
고, 삼라만상과 호흡하고 소통
하는 존재인 시인은 응당 그런
역사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
아내고 성찰하면서, 싸우기도
하고 타협하기도 하며, 절망하
기도 하고 희망을 노래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한국 근현대
사를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자연과의 일체감을 추구하면서 빛나는 서정세계를 일궈낸 사유의 시’를
내놓은 작가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21명의 시인들
이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항상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고 그것을 과
시하며 끊임없이 대립한다. 때문에 근원적인 삶에 대한 의문을 우주에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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