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19년 11월호 Vol.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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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전승의 설화와 전설들도 직접 채록하여 종합 사서를 편찬한 것이다.

            삼국 시기와 고려조를 통틀어 정치, 사상, 문화의 주류를 차지했던 불교
            의 꽃이 이 「탑상편」으로 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탑상편」에 전하는 많은 탑과 사찰의 유래와 연기緣起는 문학
            적 함의含意가 풍부하여 오늘날 여러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의 영감을 자극

            하고 상상력의 폭을 확장시키며 자료적 근거로서도 다양하게 연구 활용
            되고 있다.

              이것을 불교가 귀의처로 삼는 삼보三寶에 대비해 본다면 불법의 유입
            이라는 면에서 「흥법편」은 법보에 배치해 볼 수 있을 것 같고, 「탑상편」은

            불보에 배대시킬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다음 「의해편」은 곧 승보에
            해당한다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탑과 불상에 관한 족보”


              과연 「의해편」은 우리에게 세속오계로 유명한 원광 법사를 비롯한 고

            승들의 일화와 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서史書의 측면에서 본다면 열전
            列傳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고승전』의 문체를

            따르고 있는 듯하다. 첫 편 원광서학으로부터 마지막의 현유가·해화엄
            까지 총 13편이다. 등장인물로는 주연으로 원광, 보양, 양지, 혜숙과 혜

            공, 자장, 원효, 의상, 사복, 진표, 승전, 심지, 대현과 법해이지만 각 편
            안에서 또한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승전류답게 전기적 행장과 맞물려 신

            이한 행적과 기행들이 펼쳐지는데, 이를 위해 신神, 동물, 용왕의 아들,
            문수보살, 지장보살, 우물물 등 다양한 기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뒤의 「신주편」이 그러하듯 어느 한 곳에서 죽었는데 다른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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